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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8

장영주|2024-03-05 09:14:01|조회수: 80

                                           책을 읽읍시다!

 

                                                                                            나팔수 장영주

 

  “독서는 감추어진 이 세상의 재물이며 각 세대와 국민이 물려받기에 적합한 유산이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뛰어난 양서는 그 어떤 집의 책꽂이에 꽂혀 있어도 자랑스러우며 잘 어울린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돛달리기 경기에서 이론이 빠진 훈련은 팥소 없는 찐빵이다

  “당신의 서재는 당신의 초상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서재에 꽂혀 있는 책들이 우리의 정체성을 말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트인으로 자처하는 구성원 여러분의 서재에는 과연 요트와 관련한 책이 몇 권이나 꽂혀 있는지요? 들머리에서 불러온 소로의 말을 패러디하면 요트인의 책꽂이에는 요트와 관련한 어떤 책이 꽂혀 있어도 자랑스럽고 잘 어울린다가 될 것입니다.

 

  어떤 집에 가면 읽지도 않는 전집물을 장식용으로 책꽂이에 꽂아 놓는 경우를 더러 볼 수 있습니다. 5공 시절에는 전집물 할부책이 참으로 많이 팔렸습니다. 읽지도 않으면서 겉으로 허세를 부리기 위해 새로 집을 장만한 사람들은 그것이 당연한 행사처럼 유행했습니다. 한데 우리단체 구성원들은 요트와 관련하여 말로는 아는 체하고 허세를 부리면서 겉치레로라도 책으로 으스댈 것 같기도 한데 그마저 하지 않고 있으니 책과는 담을 쌓을 수밖에 없겠지요.

 

  앞에서 저는 일곱 번에 걸쳐 나팔을 불며 책을 읽읍시다!”의 구호를 외쳐 왔습니다. 이에 대해 더러는 맘속으로 묻겠지요. “어떤 책을?” 그럼 저는 아무 책이나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구호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요트와 관련한 책뿐만 아니라 다른 책도 읽지 않고 있기에 외쳐 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생활 습관인데 독서가 버릇들지 않은 이에게 이 책을 읽으라한들 하고 선뜻 따를 사람이 있겠습니까? 책을 공짜로 주어도 읽지 않은 판국인데... 그러므로 어떤 책을 읽으라고 지정하기에 앞서 책과 가까워지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 취향에 맞거나 손 맡에 있는 아무 책이나 읽고 독서에 재미를 붙임으로써 독서가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여긴 것입니다.

 

  따라서 앞서 연달아 올린 쪽지글들은 그러한 취지로 책을 읽자는 데 주안점을 둔 캠페인의 일환이었습니다. 그것은 귀가 따갑도록 외쳐 댔으니 이제는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한 책을 짚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하기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은 일의 효율성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의 효율을 높인다는 것은 그 일을 수행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정력(에너지)을 절약하며 일의 성과를 높인다는 것입니다.

 

  우리 단체는 경기단체입니다. 경기단체의 설립 목적은 우수한 선수를 양성하여 세계의 다른 나라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국위를 선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관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우선 우수한 선수를 육성해야 합니다. 우수한 선수는 효율적인 훈련이 따르지 않고는 배출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단체가 오늘날까지 해 온 훈련은 효율적이었을까요?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돛달리는 경기는 다른 경기와 다르다는 차이점을 열거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훈련도 차별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요트 선수들은 반 세기가 흐르도록 돛달리는 경기에 합당한 훈련 방법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돛달리기경기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인 훈련 방법으로 우수한 선수를 양성하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발상입니다.

 

  돛달리는 경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스타트에서 피니시까지 이론에 바탕을 둔 기술로 짜여진 경기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은 아니 모든 구성원들은 오늘날까지 돛달리기의 이론에 관해서는 아는 이도 없고 들은 적도 없으며 더욱이 배운 적은 더더욱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아는 이가 없으니 모두가 모른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전들 어찌 알겠습니까? <날쌔고 슬기롭게> 11권을 옮기고 교정을 보는 가운데 예닐곱 번을 읽는 과정에서 겨우 이론의 개념 정도만 알 뿐입니다. 이론은 그에 따른 기술 훈련을 해야 몸에 익히는데 저는 훈련을 하지 않았으니 겉만 핥은 셈입니다.

 

  따라서 돛달리기경기는 이론에 바탕을 둔 기술 연마를 위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결단코 이론에 바탕은 두고 훈련한 다른 나라 선수들와 겨뤄 그를 앞설 수 없습니다. 이것이 돛달리는 경기가 다른 종목과 확연히 다른 특징입니다. 이론은 일곱 가지 경기 요소에 다 스며 있습니다. 하여 <날쌔고 슬기롭게> 11권에는 제 1권부터 제 11권까지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것이 이론입니다.

 

  그럼에도 이론의 보고(宝庫)인 이 책을 외면하고 있으니 이것이 자갈밭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자갈밭에서는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우리 단체의 구성원들은 길을 두고 메로 가는 멍청한 나그네하고 자갈밭에서 농사를 짓겠다는 어리석은 농부와 무엇이 다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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